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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뻑가 그리고 잼미

by 오독왕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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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친구들은 동의하지 못할 내용이라 티스토리에 씀.

 

난 뻑가가 잼미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잼미와 그 모친이 극단적 선택을 한 점은 안타깝지만, 내게는 그들의  대처가 더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이게 무슨 망발인가 싶겠지만, 예를 들어 전(前) 유튜버 김XX이 욕을 먹으면 하는 대처를 생각해보자.

 

그는 자신이 욕을 먹으면 불편하더라도 무조건 고소를 진행한다고 한다.

 

정의감이나 그런 게 아니라 순전히 자기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욕을 하느냐? 처음에는 그랬지만 나중에 상대방의 고소로 인해 자신이 큰 일이 날 것 같다고 생각해서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잘했다 나쁘다를 떠나서 법에서 허용된 대처를 잘 사용해서 헤쳐 나간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근데 잼미는 자신의 얼굴을 노출하고 다니는 직업의 특성상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직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극단적 선택이라는 안타까운 결정을 하고 만다. 내게는 그런 결정이 김XX와 비교가 되어 안타깝기 때문에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이 잼미의 사망에 대해서 뻑가 잼미를 페미니스트로 몰았다는 점을 근거로 뻑가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데 나는 거기에 대해서 동의하지 못한다.

 

먼저 뻑가가 공인이라는 이유를 들먹이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몇 명에게 영향을 주어야 공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구독자 몇 명부터 공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공인에 대한 정확한 정의따위는 개나주고 그저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그에게 책임을 씌우는 게 맞는지가 먼저 의문이다.

 

그 다음에 거짓말을 해서 그렇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첫째, 뻑가는 사실 전달을 표방한 적이 없다. 위 유튜브 소개글에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과 생각이라고 했다. 사이버 렉카라는 꼬리표에 '사실전달'이 필요하다고 말도 맞지만 자기 의견이라는 게 더 알맞은 게 아닐까? 둘째, 뻑가가 거짓말을 했다고 치자. 혹시 듣는 사람은 생각을 안 하고 듣나? 손벽도 짝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고 말하는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면 듣는 사람은 걸러 들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책임은 조금이라도 있지 않을까? 특히나 이성적이라는 보수 우파라는 양반들이 하는 평소에는 민주당을 찍는 사람들에게 선동당했다고 그렇게 조소를 보내는데, 뻑가에게 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듣는 사람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게 응당 맞을 것이다.

 

다음으로 잼미가 유서에 남긴 말에서 뻑가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전 유튜버나 다른 사람들이 뻑가를 욕하는 심리는 내가 느끼기엔 반일불매운동의 활용버전이라 생각된다. 무슨 말인고 하니 그들이 생각하는 회로가 딱 이거라는 거다.

 

1. 잼미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2. 원인은 수많은 악플 때문이다.

3. 수많은 악플이라는 단어는 포괄적이기에 책임을 묻기 부적절하다.

4. 이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범위를 좁혀야 한다.

5. 악플을 만든 시초에게 책임을 물으면 될 것이다.

6. 난 정의로운 사람이야~

7. 뻑가가 그녀를 페미니스트로 몰아갔네.

8. 쟤를 욕해야겠다.

 

이런 회로로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본인들은 부정하겠지만 반일불매운동도 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1. 일제는 우리를 침략했다.

2. 우리는 그 아픔과 독립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 반일 불매운동을 한다.

3. 반일불매운동은 포괄적이기에 행동을 하기 부적절하다.

4. 내 정의로운 행동을 위해서는 범위를 좁혀야 한다.

5. 욱일기 모양을 연상하게 하는 것, 일제시대에 들어온 단어, 일본어처럼 보이는 건축물 등으로 범위를 좁히면 될 것이다.

6. 난 정의로운 독립운동가야~

7. 저기 육군훈련소의 건축물 모양이 일본어를 닮았네?

8. 쟤를 욕해야겠다.

 

두 가지 모두 시덥지 않은 정의감으로 죽기 전에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다가 이때다 싶어 영웅칭호를 받고 싶은 사람들이 날뛰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적어도 내게는 둘 다 그렇게 보인다.

 

뻑가가 돌아와서 개인적으로는 난 기쁘고 그가 5~6분 내외로 이슈들을 정리해주는 소식들에 대해서 난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본인은 그 덕에 조회수로 돈을 버는 거니 고맙다는 건 오버일 수 있다. 그러나 난 표현의 자유, 그리고 뻑가가 했던 일에 대해서 공이 더 많다 생각하니 그리 욕하고 싶지는 않다. 뻑가가 오래동안 장사를 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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