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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가 소방공무원을 하면 안 되는 이유

by 오독왕 2021.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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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이 감당하는 스트레스 등은 언론에서 크게 부각이 되었지만, 좀 더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로 반대 사례를 내 경험으로 이야기 함. 내가 왜 소방공무원이 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임.
먼저 나는 24개월동안 사회복무「에이전트」로서 소방서에 근무했음. 부산에서 근무를 해서 예산이라는 핑계로 구급대에 처치대원 1명, 운전사 1명, 그리고 보조로 사회복무요원을 투입시킴. 즉, 구급대와 현장을 따라간다고 생각하면 됨.
당연히 해당 소방서처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있고, 나도 거기서 살자한 사람을 보게 됨. 처음에는 무서웠고, 멍했지만 이내 적응이 되더라고. 행정상으로 구급대는 의사가 사망선언한 사람에 대해서는 싣지 않음.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김. 구급대가 출동하면서 살자의 느낌이 나는 신고내용을 들으면 나는 '그 사람 그냥 사망하길 바란다'고 기도하고 있는 거였음.
내 논리는 이러함. 소방서는 구급차 1대로 넓은 관할구역을 커버함. 그런데 살자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가게 되다가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못 구할 수 있다는 걱정. 물론 이건 핑계의 핑계다. 또다른 핑계를 대면,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서 힘을 비축해야 하는데, 살자하는 사람을 구조하느라 쓴 힘과 스테미나 때문에 정말 구조를 원하는 사람에게 누가 될 것 같다는 불안감.
이런 생각이 들자 나는 소방공무원을 해선 안되는 사람이라는 결론이 났음. 공무원은 시민의 성향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봉사를 해야하는 업무인데, 나는 벌써 마음 속으로 내가 원하는 사람, 상황 등을 정해놓고 있던 거다. 이런 마음이 지속되면 누군가에게 차별을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소집해제가 되자 소방서에 취직할 마음은 접어두었다.
현직의 소방서 및 구급대들도 로봇이 아닌 사람의 업무다. 그들 마음 하나하나를 알지는 못해서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그들은 국회의원마냥 무능하지 않고 안전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걸 내가 구급대와 활동하면서 느꼈다. 내 감상을 섞자면, 소방서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재난 현장이 아닌 도움 받는 시민들의 무지, 소통단절이다.
난 소방공무원을 해선 안 된다.

 

 

SSU 출신이 소방공무원을 그만 둔 이유

오우.....

badmouth2.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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