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신입사원이 1년 차에 이직 경험이 있다는 답변이 70%나 된다고 한다. 여러 가지 해석이 있겠지만,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다는 뜻도 있을 것이다. 내가 선택한 직장임에도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것이 아닌 더 좋은 곳으로 가는 게 일상적인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이직은 환승처럼 바로 가능하지 않고, 일정기간 공백이 생기는데, 그 비용보다 이직하는 게 더 이득인가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개인 역량 발전을 위해서 이직한다는 말이 내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이제 와서 돌아보자면, 상사가 말하는 '너 아니라도 이거 할 사람은 많다'는 말을 내가 현명하게 들었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말은 일반적인 의미론 '일하는 너가 잘해야 한다'로 풀이할 수 있지만, 오늘날 이직이 흔한 시대에선 산업전체의 풀(pool)이 많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즉, '이 회사 아니라도 갈 데는 많다'는 것으로, 버티지 못하겠다면 그냥 나와도 회사는 날 붙잡지 못한다. 직장인은 이직 기간동안 돈이 날아가지만, 회사는 구인 기간 동안 프로젝트 비용이 날아가니까.
민주주의와 대통령제를 지향하는 국가는 권력의 집중화를 막기 위해 견제장치를 둔다. 그 중에 시간을 통제하기 위해 임기를 설정하고, 한국은 대통령을 5년 단임제로 운영한다. 장기집권으로 인한 부패를 막자는 취지는 유명하지만, 그 반대인 착한 정치인의 장기 집권이 주는 이득을 포기한 셈이다. 착한 인종은 죽은 인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각나는 이유는 왜일까?
대통령은 국민이 권한을 위임하고 대리수행하는 역할이라는 게 이상적이고 지향해야 한다면, 왜 외국인은 안 되는 걸까? 갑작스레 내 개인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2년 동안 콜센터를 하면서 신입 직원에게 교육하는 기간은 최대 2주(약 14일)였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직원에게 개인정보를 볼 수 있고, 고객이 원하는 업무에 맞춰 회사 전산을 작동시키는 업무를 위임한 대신, 개인 정보의 사적 활용과 누설 등을 금지하는 조항을 두고 서명,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급여를 지급한다. 요약하면, 2주 정도 교육을 받는다면 정보와 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거다.
여기까지 보다면, 권한이 그리 막강하다고 느끼겠지만, 살짝 언급했듯 위임받는 권한과 비례해 금지조항과 책임이 있다. 불체포 특권이나, 대통령의 호위, 품위 유지비 등등 받는 것은 콜센터 직원보다 무언가 많지만, 위임받는 권한과 금지, 책임이 있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정말 궁금하다. 자국에 살았던 사람이 대통령을 하는 게 외국인이 자국(여기선 한국이 아닌 국적을 가진 사람이 통치하는 한국의 뜻)을 통치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는가?
정치인에게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인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능력이 필요하다면, 안다고 착각하는 정치인보다, 자신이 모르는 걸 확실히 아는 정치인이 통치를 잘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외국인이 대통령이라 타국의 문화, 역사, 사회, 관습을 잘 모르니 이래저래 구설수에 오르겠지만, 아무리 악독해도 나와 다른 국적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지 않을까? 아, 착한 인종은 어떻게 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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