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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남 화법

[변덕남 화법 : 작성 전 마인드 세팅]

by 오독왕 2021.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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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봐서 알겠지만, 나는 변덕남 식 댓글을 달기 전에 꼭 '변덕남 :'을 붙인다. 이는 댓글을 쓰기 전에 버튼을 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 나로서의 자아가 아닌 변덕남에 빙의된 자아를 가져야 댓글이 잘 써지기 때문에 만든 리츄얼(ritual)이다.

이해가 안 된다면 외출 시 옷을 입는 걸 생각해보자. 혹시 정장을 입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입는 순간 미세하게 행동, 말, 제스처가 변한다. 나의 경우 정장을 입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진중하고 신중하게 보이도록 행동하고 목소리도 약간 저음으로 내려간다. 타인이 알아채는지 여부가 아닌 옷을 입으면서 조정되는 것이다. 이렇게 앞에 간단한 리츄얼을 붙여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효율적으로 내도록 약간의 통제를 가하는 게 변덕남 화법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에서도 도움이 된다.

'변덕남 :'을 붙이는 또 다른 효과는 독자가 느끼는 괴리감을 통해 웃음을 자아내는 점이다. 분명 댓글의 화자는 나지만, 댓글의 첫 단어는 변덕남으로 화자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게 사람들은 '변덕남인 척하는 사람이 다는 댓글'로 내가 덕남이를 놀리려고 하는 걸 알아차리면서 웃음이 나는 거다.

이렇게 변덕남 화법을 구사하기 전에 리츄얼을 만드는 효과를 알아봤는데, 그렇다면 리츄얼의 원칙은 없을까? 내가 생각하는 리츄얼의 원칙은 '약간 귀찮은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변덕남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서 오타가 생길 경우가 있는데, 고치면서 내가 변덕남의 의식화를 한다는 걸 더욱 공고히 한다. 단순히 '???'만 붙이는 건 오타가 없고 매우 간단해서 변덕남으로 빙의하는 효과가 없어서 초반만 하다가 그만두었다.

이를 가장 잘 이행하는 다른 사례는 변덕녀의 경우인데, 그녀는 본계정과 분리를 해서 변덕남 의식으로 댓글을 달고자 하는 건 계정을 변경시켜야 하는 '약간 귀찮은' 과정을 거친다. 그 순간 자기의 의식을 지우고 변덕남의 의식화를 통해서 문장을 구성하는 효율성을 높여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변덕남 화법에서 의식적인 문장 구성이 익숙해졌다면, 버튼만 눌러도 변덕남 화법을 구성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리츄얼을 만들자. 버튼이 있어서 집중할 수 있을 때 그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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